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
식당 아저씨 포르투나토 씨는 내실로 들어가 스크랩북을 가져왔습니다. 2011년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테너 리치트라의 간(肝)이 자신에게 이식되었다는 기사였습니다.
리치트라는 200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남주인공 카바라도시 역을 맡을 예정이었던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감기로 공연에 나오지 못하게 되자 긴급 투입되어 공연을 대성공으로 이끌면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9년 뒤 고향 근처인 이곳에서 사고를 당했고, 뇌사에 빠진 그의 몸은 일곱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 나름대로 일행에게는 나쁘지 않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아쉬움도 남았지만 수준 높은 공짜 공연을 즐겼고, 중간 휴식까지 4시간 반이라는 일말의 부담감도 줄였고, 남는 저녁 시간을 알차게 보냈으니까요.
저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는 이 같은 예상하지 못한 일화들도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8월 4∼12일에는 유럽 양대 야외오페라 축제인 브레겐츠와 베로나 오페라축제를 보고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고향도 둘러보게 됩니다. 같이 가실 분? tourdonga.com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