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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테러범은 ‘감시 대상’… 대응실패 논란

입력 | 2017-06-07 03:00:00

이웃에 친절했던 27세 가장, 극단주의 추종 TV 다큐에도 등장
英정보기관-경찰 허점 드러내




영국 런던브리지 테러범 3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 그중 1명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다룬 TV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것은 물론이고 영국 국내정보국(MI5)의 관리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국의 대테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런던경찰청은 6일 그동안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던 세 번째 테러범이 런던 동부에 거주한 모로코계 이탈리아인 유세프 자그바(22)라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의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자그바가 지난해 이탈리아 볼로냐 공항에서 시리아로 가려다가 당국에 제지됐고, 이탈리아 정보 당국이 그의 행적을 영국에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전날 런던경찰청은 파키스탄 출생의 영국 시민권자인 쿠람 부트(27)와 리비아·모로코의 이중국적자인 라시드 레두안(30) 등 테러범 2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은 런던 동부의 주택지역인 바킹에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4년 바킹으로 이사 온 부트는 세 살배기와 갓난아이를 둔 가장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핼러윈 때 동네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사탕을 나눠주고, 여름철엔 탁구를 가르쳐 주던 친절한 이웃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트는 영국 내 급진 무슬림 단체인 ‘알무하지룬’의 추종자로 이미 2015년 대테러 핫라인에 신고된 ‘관리 대상(잠재적 테러리스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런던의 한 공원에서 이슬람국가(IS) 깃발을 펼친 남성 무리와 함께 부트가 기도하는 장면이 지난해 채널4의 TV 다큐멘터리 ‘이웃집 지하디(성전을 치르는 전사)’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자그바와 레두안은 수사 당국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확인됐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