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내 시설이었다. 카페테리아에는 훌륭한 음식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었으며, 직원들은 자유롭게 놀이공원 같은 회사 내부를 거닐고, 업무 시간에 당구를 치거나 오락장에서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직원들을 위한 시설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다니!
차 교수는 엄청난 복지의 이면을 알려주었다. 일하는 방식이나 시간 사용에 있어 철저한 자유를 누렸지만, 매주 한 번씩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해 ‘과제 검사’를 받아야 하며, 그 압박감 때문에 결코 놀면서 일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일하는 방식에서는 자유를 갖지만, 상사와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토론하는 과정의 연속인 것이다. 6개월에 한 번씩 인사 고과를 받는 것도 커다란 부담이었다고. 하지만 페이스북에는 멘토링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한다. 멘토링에서는 업무가 아닌 인생과 개인적 커리어 개발에 대한 분야에 집중하여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움을 준다.
페이스북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 직장인에게는 먼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일하는 방식에서 우리가 당장 배워 활용할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상사로서 나는 후배 직원들을 어떤 방식으로 리드하고 있는가. 나는 목표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진행 방식에 대해서는 부하 직원이 주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는가. 내 머릿속에서 무엇을 지시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애매하게 업무 지시를 내리고, 세세하게 간섭하면서 업무의 품질도 동기도 떨어뜨리고 있지는 않은가. 지시를 내릴 때 부하 직원과 함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의 모습을 명확하게 그려보고 합의를 하게 되면 부하 직원은 보다 명쾌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다.
둘째, 후배 직원들이 나와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삶이나 커리어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가. 나는 멘토로서 어떤 사람인가. 어설픈 조언을 하는 꼰대의 모습인가 아니면 그들에게 관심이 담긴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듣는 사람인가.
셋째, 나는 삶에서 뚜렷한 목적을 갖고 있는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최근 저커버그는 하버드대 졸업식 축사를 통해 자신만이 목적을 갖는 것에서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이 목적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 내에서 많은 제약이 있지만, 자신이 가진 권한을 통해 주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 만약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이야기함으로써 그 사람들이 자신의 목적을 찾고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처럼 보람된 일이 또 있을까. 물론 이런 상사가 직장에서도 더 오래 생존할 것이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