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통령으로서 명령… 신혼여행 가세요”

입력 | 2017-06-08 03:00:00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간의 기록]
용산소방서 찾아 부상대원 격려… 허니문여행 못갔다는 말에 ‘명령’
문재인 대통령, UAE 왕세제와 통화 “아크부대 파견 자랑스럽게 생각”
“특전사 출신이니 방문해 달라”




“부상 대원의 장비, 귀감으로 보존을”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7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3월 화재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최길수, 김성수 대원의 불탄 소방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귀감으로 두고두고 보여줄 만하다. 잘 보존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으로서 명령인데, 적절한 시기에 신혼여행을 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구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3월 화재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최길수 대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최 대원은 당시 결혼을 3주 앞두고 김성수 대원과 함께 현장에 투입돼 시민들을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뒤늦게 결혼식을 올렸고, 신혼여행도 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소식을 들은) 대학 후배들이 성금 500만 원을 모았는데 그걸 발전기금으로 내놨다고 들었다. 그건 잘한 일인데 신혼여행을 가지 않은 것은 정말 잘못한 일이고, 서장님도 휴가를 (최 대원에게) 내줘야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송섭 서장은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에게 우리 소방관이야말로 바로 국가 그 자체”라며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올해) 하반기 소방관 1500명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소방관 등 공무원 1만2000명 추가 채용 계획이 포함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당일 일선 현장의 어려운 현실을 부각하며 추경안 통과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와 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나흐얀 왕세제에게 “(내가) 특전사 출신으로 2011년 UAE에 파견된 아크부대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해 방한한 중동 환자의 절반이 UAE 국민”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나흐얀 왕세제는 “대통령께서 특전사 출신이니 아크부대를 방문해 달라”고 화답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