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8일 오후 일본 도쿄 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났다. 정 의장은 별명에 걸맞게 덕담을 건네며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베 총리도 화답하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조만간 열릴 첫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분위기 조성에 공을 들이는 일환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아베 총리가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제회의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주신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또 “최근 어려움도 있었지만 잘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성숙한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는 벌써 두 번이나 전화로 회담을 했다.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정 의장은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서로 손바닥이 마주쳤다’는 표현을 쓰며 이견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양국 간에 잠재 이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과거사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달 문희상 특사를 만나 “2015년 (위안부 문제) 합의도 국가 간 합의니 착실히 이행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간접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언급했던 아베 총리도 이날은 과거사 관련 언급을 삼갔다.
정상회담 시기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정 의장은 “양국 간 정상회담을 조속히 열고 셔틀외교를 정상화하자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을 국제회의 등에서 조기에 만날 수 있고, 상호방문도 신속하게 이뤄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의장은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중의원 의장의 초청으로 7~9일 일본을 방문 중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