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30대 주거비 부담 가중… 월세 작년 46%… 11년새 倍이상 급증 50대도 집팔아 생활비 충당 늘어… 자가소유 52.7%… 1년새 8.9%P↓ 소형가구 계속 늘어 절반이 ‘1, 2인’
서울시가 8일 발표한 ‘2017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민의 주택 소유 형태 가운데 월세 비중은 31.3%였다. 2003년 서울서베이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월세가 전세 비중(26.2%)을 넘어섰다. 자가 주택은 42.1%로 10년 전과 비슷하지만 전세가 줄면서 월세로 대체되고 있는 현상이 재확인된 셈이다.
특히 월세 가구 비율이 높은 30대의 주택비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세 비중은 2005년 19.4%에서 지난해 45.6%로 1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가구 부채가 있는 30대 가구주의 81.8%는 주택 자금 때문에 빚을 졌다고 응답했다.
가구 규모가 작아지는 것도 월세 가속화에 영향을 줬다. 서울 시내 가구 중 절반가량은 소형, 즉 1인 또는 2인 가구로 조사됐다. 1인 가구의 비중은 2005년 20.4%에서 2016년 29.9%로 50%가량 늘었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5월 월세 거래량은 2만6787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7만8303건)의 34.2%를 차지했다. 지난해(37.1%)보다 3%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 그러나 이는 대단지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해 전세 물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일 뿐 월세 비중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서울을 고향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세대별로 차이가 컸다. 19∼35세인 밀레니얼세대의 54.3%는 ‘서울이 고향 같은 느낌이 아주 크다’고 응답했다. ‘어느 정도 그렇게 느낀다’를 포함하면 74.2%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53∼61세)는 65%만이 서울을 ‘내 고향’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밀레니얼세대 64.5%가 서울 태생인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35.3%만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관적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평균 6.97점, 서울에 대한 자부심은 6.91점으로 예년과 비슷했다.
홍정수 hong@donga.com·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