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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0대 가구주 절반이 월세살이

입력 | 2017-06-09 03:00:00

경기불황에 30대 주거비 부담 가중… 월세 작년 46%… 11년새 倍이상 급증
50대도 집팔아 생활비 충당 늘어… 자가소유 52.7%… 1년새 8.9%P↓
소형가구 계속 늘어 절반이 ‘1, 2인’




서울 사는 30대 가구주의 절반 가까이가 월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8일 발표한 ‘2017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민의 주택 소유 형태 가운데 월세 비중은 31.3%였다. 2003년 서울서베이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월세가 전세 비중(26.2%)을 넘어섰다. 자가 주택은 42.1%로 10년 전과 비슷하지만 전세가 줄면서 월세로 대체되고 있는 현상이 재확인된 셈이다.

특히 월세 가구 비율이 높은 30대의 주택비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세 비중은 2005년 19.4%에서 지난해 45.6%로 1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가구 부채가 있는 30대 가구주의 81.8%는 주택 자금 때문에 빚을 졌다고 응답했다.

50대는 자가 소유 비율이 2015년에는 61.6%로 다른 세대와 비교해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 52.7%로 떨어졌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글로벌미래센터장은 “그동안 50대의 보유자산 가운데 집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은퇴나 자녀 결혼 등으로 자금이 필요할 때 집을 처분하는 50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구 규모가 작아지는 것도 월세 가속화에 영향을 줬다. 서울 시내 가구 중 절반가량은 소형, 즉 1인 또는 2인 가구로 조사됐다. 1인 가구의 비중은 2005년 20.4%에서 2016년 29.9%로 50%가량 늘었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5월 월세 거래량은 2만6787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7만8303건)의 34.2%를 차지했다. 지난해(37.1%)보다 3%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 그러나 이는 대단지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해 전세 물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일 뿐 월세 비중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서울을 고향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세대별로 차이가 컸다. 19∼35세인 밀레니얼세대의 54.3%는 ‘서울이 고향 같은 느낌이 아주 크다’고 응답했다. ‘어느 정도 그렇게 느낀다’를 포함하면 74.2%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53∼61세)는 65%만이 서울을 ‘내 고향’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밀레니얼세대 64.5%가 서울 태생인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35.3%만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관적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평균 6.97점, 서울에 대한 자부심은 6.91점으로 예년과 비슷했다.

홍정수 hong@donga.com·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