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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합병 찬성 압력’ 문형표 징역 2년6개월

입력 | 2017-06-09 03:00:00

1심서 홍완선도 같은 형량 선고… 삼성 청탁-靑 지시여부 판단 안해
박근혜-이재용 재판 영향 주목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직권남용)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구속 기소·사진)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는 8일 문 전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61)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문 전 장관이 2015년 6월 조모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에게 사실상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하도록 지시한 점을 사실로 인정했다. 또 문 전 장관이 같은 해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안건을 국민연금에서 중요 안건을 다루는 전문위원회 대신 투자위원회가 맡도록 하고, 합병 찬성 의결을 지시한 것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문 전 장관이 연금 분야 전문가로서 국민연금공단의 기금 운용 독립성을 침해하고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홍 전 본부장은 투자위원회 개최 전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수치 조작을 지시하고, 일부 위원에게 합병 찬성을 권유해 국민연금기금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가 유죄로 인정돼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문 전 장관 등이 이런 일을 한 배경에 삼성의 청탁이 있었는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 등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