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 전격 인사]작년 11월 ‘우병우 사단’ 명단 공개 김수남 김주현 사퇴-이영렬 면직 등 2명 빼고 좌천되거나 자리 옮겨
당시 박 의원은 명단을 공개하면서 “검찰에 우병우 사단이 포진해 있고, 이 사단을 걷어내기 전에는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밝힌 명단은 출처와 기준이 불분명한 데다 일부 검사는 실제로는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과 별로 가깝지 않은 사이여서 논란이 됐다. 명단에 포함됐던 한 검찰 간부는 “우 전 수석과 대학 동기이긴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 후 따로 밥 한 번 먹은 적 없는 사이다. 공직자 신분만 아니면 명예훼손 소송이라도 내고 싶다”며 사석에서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명단은 진위 논란과는 상관없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살생부’가 되는 분위기다. 명단에 포함됐던 현직 검찰 간부 12명 가운데 8일 현재 명단 공개 당시와 같은 자리에 남아 있는 사람은 2명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앞으로 있을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우병우 사단’ 솎아내기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주현 전 대검 차장검사는 ‘돈 봉투 만찬’ 사건이 터지자 지휘, 감독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함께 명단에 포함됐던 ‘돈 봉투 만찬’ 사건 당사자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도 감찰 조사를 거쳐 면직이라는 중징계가 청구된 상태다.
8일 인사에서 좌천 대상에 포함된 윤갑근 대구고검장과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 정점식 대검 공안부장, 전현준 대구지검장도 모두 박 의원 명단에 포함됐던 이들이다. 이들은 이날 나란히 사의를 표명했다.
함께 좌천을 당한 유상범 창원지검장과 정수봉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역시 지난해 박 의원의 명단에 들어 있던 이들이다. 이 밖에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좌천성 인사는 아니지만, 이날 인사 명단에 포함돼 대구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