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명 논설위원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했고 “임기를 못 채울 것”이라고 말한 응답자도 40%대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부 의원들도 탄핵론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전한다.
외교안보정책 밑그림 모호
우선 한국은 외교안보팀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상처를 많이 입은 데다 북핵 전략 부재를 드러냈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남북회담 전문가 이상철 1차장도 경험 부족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안보실 2차장도 공석이다. 안보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고 누락 파문 같은 아마추어적 업무처리로 명예와 사기가 생명인 군심(軍心)까지 흔들었다. 안보 위기는 높아 가는데 국방, 통일장관 후보자는 발표조차 되지 않고 있다.
외교안보 정책의 밑그림이 뭔지도 모호하다. 청와대 기류를 보면 최근 10여 년간 벌어진 국제정세의 본질적인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함이 떨어져 보인다. 미중 패권이 각축하는 가운데 한국이 균형자적, 중간자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다. 사드 문제 본질은 미중 경쟁시대에 한국이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국내가 아닌 국제 문제다. 1, 2년 안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지정학적 구도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 결국 어느 순간 배치냐 철회냐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모호한 태도를 취할수록 한미관계 불확실성만 커진다.
참을 인(忍)자 세 개를 마음속에
미국도 정상회담 준비가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동아태 차관보와 주한 미 대사가 공석이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관료들이 여전히 한반도 문제를 맡고 있다. 워싱턴에선 탄핵에 관심이 쏠리면서 한미 정상회담은 뒷전이며 의제 사전조율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