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 사진제공|NEW
“세밀한 관절구조와 근육, 지방 등 모든 것을 보고 만들어냈다.”
영화 ‘옥자’는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와 거대동물 옥자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
연출자 봉준호 감독이 이미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형상”이라고 밝혔듯, 옥자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다.
이를 만들어낸 주역은 리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로 2013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실력을 인정받은 시각효과 감독 에릭 드 보어다.
봉준호 감독은 “그는 또 한 명의 배우”라고 에릭 드 보어 감독을 가리켰다. 그만큼 마치 현실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옥자 캐릭터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가 만들어낸 영화 속 옥자는 그 미세한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은 물론 피부와 솜털의 매우 세밀한 외형으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봉 감독은 “옥자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우리가 옥자의 겉모습만 본다면 그는 외형 속의 세밀한 관절구조와 근육, 지방 등 모든 것을 보고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의 2006년 작품 ‘괴물’에서도 거대 괴물의 이미지를 작업한 장희철 크리처 디자이너다.
그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실제로 돼지와 하마, 코리끼의 이미지를 적극 참조했다. 이들은 여기에 미국 플로리다에서 볼 수 있는, “순하게 생긴” 매너티라는 해양동물의 모습을 얹었다.
옥자는 그런 과정을 통해 “덩치는 크지만 상당히 내성적인”, 봉 감독의 “처음 상상”대로 모양이 돼 관객을 만나게 됐다.
옥자는 극중 살아있는 동물. 슬픔과 기쁨 등 감정을 드러낼 줄 안다. 목소리는 또 하나의 그 외형적 표현이다.
그의 목소리에 뉴질랜드의 돼지 목소리 등을 일부 더해 합성한 봉 감독은 “이정은이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며 고마움과 함께 찬사를 표했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