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 주역들. 사진제공|NEW
29일 개봉하는 영화 ‘옥자’는 5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 상영됐다.
영화제 당시 평가의 내용이 다소 엇갈리기는 했지만 대체로 호평에 더 무게가 실렸다.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일부 외신들은 ‘옥자’가 심사위원상감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이끌어낸 공로자들 사이에 배우들이 있다.
영화 ‘옥자’ 안서현. 사진제공|NEW
안서현은 극중 미자 역을 연기하며 실제로도 그 동갑내기인 13살, 이제 중학교 1년생이다.
혈육과도 같은 옥자를 구해내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려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소녀 미자의 모습은 아마도 안서현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을 성 싶다.
특히 극중 탐욕스런 거대기업의 한국지사 사무실 앞 통유리문을 향해 온몸을 내던지는 장면은 안서현이 위험을 감수하고서 표현해낸, 영화가 지닌 메시지의 또 다른 상징이기도 하다.
안서현은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며 영화의 주연으로서 당당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영화 ‘옥자’ 틸다 스윈튼. 사진제공|NEW
틸다 스윈튼은 ‘옥자’의 연출자 봉준호 감독과 함께 전작 ‘설국열차’를 이끈 주역이다.
이번에도 그는 독특한 억양과 몸짓으로 거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지닌 탐욕스러움을 연기했다.
변희봉 역시 ‘옥자’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배우다.
이제 7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미자의 할아버지로,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강원도 산골 농부 역을 맡았다.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부터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을 그와 함께 해왔다.
봉 감독은 “변희봉 선생님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희봉이 “캐도 캐도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광맥 같은 배우”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변희봉은 봉 감독과 함께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감흥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는 “칸 국제영화제는 배우의 로망”이라면서 “정말 영광이다. 배우생활을 오래 했지만 칸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다. 벼락 맞은 것 같다. 70도 기운 고목나무에 꽃이 핀 기분이다”며 감격해 했다.
이어 “이제 다 저물었는데, 뭔가 미래의 눈이 열리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 기대감과 힘과 용기가 생겼다. 두고 보자. 이 다음에 뭘 또 할는지, 기대해 달라”면서 “열심히 할란다. 죽는 날까지 할란다”고 말해 기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