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오간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가 부상에서 돌아와 희망을 꿈꾸던 시점에 알렉시 오간도(34)의 부상 이탈로 다시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오간도는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4-2로 앞선 4회초 2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강판했다. 2사 1·2루에서 김헌곤을 상대하면서 공을 던질 때부터 표정이 한 번씩 일그러지더니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에 볼넷을 허용하는 순간 1루수 윌린 로사리오를 바라보며 아픈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한화 벤치에서 정민태 투수코치와 트레이너, 통역이 마운드에 함께 올라가 상태를 체크했고, 이민호 주심의 허락 하에 연습투구를 해봤으나 오간도는 힘들다는 수신호를 보냈다. 자진강판 의사를 전한 것이었다.
결국 한화는 심수창을 부랴부랴 호출했다. 심수창은 이지영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오간도는 이날 2회 이승엽에게 2점홈런을 내주면서 3.2이닝 5안타(1홈런) 2볼넷 1사구 2삼진 2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투구수는 65개. 이날까지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5승4패, 방어율 3.26을 기록 중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오간도가 투구 중 왼쪽 옆구리 근육 통증을 호소했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현재 아이싱 치료 중이며 10일 대전 세계영상의학과의원에 가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으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오간도는 지난 주말 러닝훈련을 하다 왼발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가벼운 건초염으로 드러나 며칠 더 휴식을 주면서 선발등판 일정을 뒤로 미뤘다. 그리고는 이날 선발등판하게 된 것이다. 지난달 31일 대전 두산전 이후 9일 만의 등판이었다.
그러나 투구 도중 옆구리 통증를 호소하면서 마운드를 내려가 한화로선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정밀검진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보통 이런 증상일 경우 옆구리 근육 손상이나 늑골 쪽 미세골절 부상이 발견돼 상당 시일 부상 치료를 해야 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비야누에바는 지난달 22일 대전 삼성전 도중 집단 난투극에 가담을 하다 손쪽 새끼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그동안 빠져 있었다. 미국까지 건너가 치료에 집중한 결과 상태가 빠르게 호전돼 11일 대전 삼성전에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화는 언제쯤 완전체 마운드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까. 오간도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기만을 바라야하는 상황이다. 9위 한화는 이날 10위 삼성에 뼈아픈 5-8 역전패를 당하면서 이제 2.5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갈 길은 먼데 속이 자꾸 타들어가는 한화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