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말한 ‘hope’ 의미 공방… NYT “청문회로 트럼프에 먹구름” 트럼프, 트위터로 “결백 입증” 반격
‘코미 청문회’ 다음 날인 9일자 뉴욕데일리뉴스 1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적었다. 사진 출처 뉴욕데일리뉴스
미국 대통령이 부하와 은밀한 자리를 만들어 “수사 중단을 희망한다(hope)”고 말했다면 이는 강압적인 지시(direct)일까, 단순한 의견 제시일까.
마이클 플린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수사 중단 압력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맞선 진실 공방에서 ‘hope’란 단어의 해석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날 2시간 45분간 진행된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사건 조사 중단 외압, FBI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및 폄훼, 트럼프의 거짓말 의혹 등을 상세히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는 “대통령은 형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코미에게 러시아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과의 ‘기밀대화’를 유출한 혐의로 코미를 수사해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결국 공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나선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미 전 국장은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적은 메모를 뮬러 특검에게 전달했지만 추가로 테이프 등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 이튿날 오전 6시경 트위터에 “수많은 조작된 증언과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나의 완전하고 완벽한 결백이 입증됐다. …게다가 와우, 코미는 누설자(leaker)다!”라고 비난했다. 온 이목이 쏠린 청문회 당일엔 내내 침묵하다가 이튿날 해뜨자마자 누설자 운운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