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팀에 유독 약한 천적 관계 형성 LG는 NC에 시즌 2승7패 ‘벌벌’… 롯데, 작년부터 NC에 4승21패 1982년 삼미는 OB에 16전패
김 감독이 팀을 떠난 지금도 한화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차이가 있다면 공포의 대상이 사자(삼성)에서 호랑이(KIA)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승률이 5할이 안 돼 모든 팀에 열세이지만 한화는 올 시즌 유독 KIA에 약했다. 8차례 맞대결에서 단 1승(7패)만을 거두며 승률 12.5%를 기록 중이다. 가히 천적관계라 부를 만하다.
4월 첫 KIA와의 3연전만 하더라도 1승 2패로 비교적 선방했던 한화는 두 번째 KIA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김 감독의 퇴임이라는 악재를 마주했다. 당시 4연패에 사령탑의 부재라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KIA를 상대한 한화는 3경기를 모두 내주며 이후 8연패까지 내몰렸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이달 맞대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팀 분위기가 자리 잡히고 있다”는 구단 안팎의 목소리를 외면하듯 한화는 2경기(1경기는 우천 순연)를 모두 내줬다. 다시 연패 수는 ‘5’로 늘었다.
반대로 LG는 ‘공룡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NC에 2승 7패로 열세다. 7패 중 1점 차 패배만 4차례라 더 속이 쓰리다. 심지어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는 2일 NC와의 경기 도중 전치 6주가량의 발목 부상마저 입었다. 지난해 ‘낙동강 더비’ 라이벌 NC에 1승 15패로 힘을 쓰지 못한 롯데는 올 시즌 돌아온 ‘빅보이’ 이대호에 힘입어 앙갚음을 예고했지만 여전히 3승 6패로 열세다.
36년 역사의 KBO리그에서 단일 시즌 기준으로 가장 일방적인 천적관계는 1982년 삼미와 OB(현 두산)다. 당시 삼미는 OB와의 16차례 맞대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야말로 승률 제로였다. 삼미는 1983년 OB에 12승 8패로 자존심을 세웠지만 1984년 7승 13패로 다시 고개를 숙였고 1985년 청보로 넘어가며 삼미라는 이름으로 OB에 복수할 기회를 영원히 날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