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의 0.5%… 채권단案은 0.2% 채권단 “검토하겠지만 지나친 요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금호타이어 인수 기업의 ‘금호’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용료는 현재의 2.5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금호타이어 매출액의 0.5%를 상표권 사용료로 달라는 주장이다.
이는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가 박 회장 측에 제시한 사용료율(0.2%)과 차이가 커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은 9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회사의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안에는 사용료율을 매출액의 0.5%로 하고 사용기간은 20년을 보장하는 대신 인수회사가 일방적으로 상표권 사용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합리적 수준에서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사용료율을 높인 이유로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의 상표권 사용료율이 국내 0.4%, 국외 1.0%인 점(매출액 대비)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가 외국회사에 매각되는 만큼 요율에 차이를 두는 게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당초 박 회장 측은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채권단에 9일까지인 답변 제출 기한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채권단 내부에서 “단순한 시간 끌기는 곤란하다”는 반응이 나오자 금호산업 이사회를 급히 열고 이같이 방침을 정했다.
채권단은 일단 주주협의회를 통해 박 회장 측의 답변을 검토할 계획이다. 실질적으로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더블스타 측의 생각도 들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박 회장 측의 입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여러 조건을 감안할 때 사용료율 0.5%는 과도한 주장”이라며 “채권단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금호산업 관계자는 “채권단 요구 4건 중 2건(독점 사용, 20년 사용)을 수용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준 것으로, 거부했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채권단이 박 회장 측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의 매각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무산되더라도 금호타이어가 박 회장의 품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매각을 방해했다고 간주해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도 회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