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의 주연 임시완과 설경구.(왼쪽부터)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대규모 상영회를 추진 중인 관객들의 의지를 이끌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젊은 여성들 SNS통해 상영관 대여·관람
제작사 “자발적 캠페인 우리도 놀랍다”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을 극장에서 되살려내려는 관객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20∼30대 여성 관객들이 상영관 대관 및 대규모 야외상영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인터넷 커뮤니티 DC인사이드의 ‘불한당 마이너 갤러리’ 회원 등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불한당)의 열혈 관객이 10일 현재 전국 27개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의 극장 상영관 일부를 매일 빌려 관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관객을 모은 뒤 한 사람당 원하는 만큼 좌석의 티켓을 구매, 관람하는 방식이다. 9일에도 서울의 한 상영관을 빌려 600석 규모를 모두 채웠다. 지방에서도 같은 방식의 대관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8월 부산 영화의전당 4000석 규모의 야외극장 상영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수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은 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식이나 오케스트라 연주회, 영화 흥행 기대작 이벤트 시사회 등 대규모 행사나 공연이 펼쳐지는 곳으로, 상당수 관객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관이 쉽지 않은 무대다. ‘불한당’의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상영이 가능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불한당’ 관객들의 이런 캠페인은 영화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진행되는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불한당’은 설경구와 임시완이 주연해 두 남자의 우정과 신뢰의 이야기를 그리며 강렬한 ‘캐릭터 무비’로서도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5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초청 상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5월17일 개봉 직전 연출자 변성현 감독의 ‘SNS 발언’이 일부 왜곡돼 전해지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불한당’의 제작사 폴룩스(주)바른손 안은미 대표는 “20∼30대 여성 관객들이 이처럼 자발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놀랐다”면서 “극중 캐릭터들의 감정에 이입한 채 영화 속 대사를 활용한 다양한 패러디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어 “한정판으로만 제작하는 블루레이를 꼭 제작해 달라는 관객 요청을 받아들였다”면서 “관객의 자발적인 상영관 대관에 이미 소진된 포스터를 추가 제작해 선물하는 등 작은 도움을 보태고 있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