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로맥-김동엽-한동민(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한동민 “잘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공부된다”
김동엽 “다 같이 홈런경쟁…긍정적 시너지”
최정 “팀 이기는 데 도움되는 홈런 고무적”
SK 트레이 힐만 감독도 인정했다. 내부경쟁으로 좁혀지고 있는 홈런왕 싸움에 대해 “선수들도 당연히 의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내부 경쟁이든, 외부 경쟁이든 서로 앞서가고자 하는 마음은 바람직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실제 올 시즌 홈런왕은 SK 타자들의 싸움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현재 홈런 10걸에 무려 4명의 타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동민이 11일 잠실 LG전에서 20홈런에 선착하면서 앞서나가고 있고, 최정이 18홈런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김동엽과 제이미 로맥도 이미 10개가 넘는 홈런포를 때려냈다. 홈런타자들이 즐비하다보니 SK는 57경기 만에 팀 100홈런을 돌파했다. 이는 2000년 49경기 만에 100홈런을 기록한 현대에 이어 역대 최소경기 100홈런 2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 2016시즌 두산 판타스틱4를 있게 한 내부경쟁
2016시즌 두산은 ‘판타스틱4’라는 완벽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었다. 더스틴 니퍼트(22승)~마이클 보우덴(18승)~장원준(15승)~유희관(15승)으로 이뤄진 4선발이 무려 70승을 합작하며 팀의 통합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판타스틱4가 기복 없이 시즌 끝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부경쟁이었다. 당시 유희관은 “전날 나간 선발투수가 잘 던지면서 나 역시 잘 던져야한다는 마음이 컸다”며 “선의의 경쟁이라고 보면 된다. 다 잘 하는데 나만 못할 수 없다는 마음에 더 열심히 던졌다”고 말했다. 장원준 역시 “최고의 투수들과 함께 하면서 배운 점이 많았다”며 “이들과 선발 로테이션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낸 바 있다.
25일 서울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와이번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2사 SK 김동엽이 좌중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2017시즌 SK 홈런경쟁…긍정적 시너지효과
SK도 마찬가지다. 팀 내 워낙 홈런타자들이 많다 보니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한동민은 “경쟁이라기보다는 동기부여가 된다”며 “잘 치는 팀 타자들을 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아, 나도 저렇게 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게 타석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엽도 “다같이 홈런 경쟁을 하다보니 서로에게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며 “팀에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가 많다는 점이 좋다. 형들의 스윙 메카니즘이 좋다. 배트에 공이 맞는 면도 많고 타구의 발사각도 좋아서 보면서 많이 배우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와이번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무사 SK 한동민이 LG 김대현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최정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팀 승리에 도움” 홈런이 주는 긍정적 효과
실제 홈런 1, 2위를 다투고 있는 한동민과 최정은 원정룸메이트이다. 한동민은 “(최)정이 형한테 많이 물어보고 많이 배운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최정은 “(한)동민이는 원래 잘 쳤다. 올해 그 재능이 드러난 것뿐”이라며 손사래를 치고는 “나 역시 잘 치는 타자들을 보면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홈런왕은 아직 시즌 초반이어서 언급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긋고는 “다만 홈런이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좋다. 승부처에서 홈런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고 홈런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