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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더 인터뷰]“바다는 블루오션… 해양강국 되려면 바다를 잘 활용해야”

입력 | 2017-06-12 03:00:00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서병규 원장




해양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바다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서병규 원장.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제공

“바다는 블루오션입니다. 그 중심은 부산이어야 합니다. 해양수도를 지향하는 부산에서 살려면 부산시민만의 ‘해양 라이프’를 즐겨야 합니다.”

해기사(海技士) 자격증을 가진 선원이나 선박보조원이면 한 번 이상은 꼭 거쳐야 하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KIMFT) 서병규 원장(58)의 말이다. 고급 해양과학기술자가 배출돼 선진 해양비즈니스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바다와의 거리가 단축되고 친숙해져야 한다는 논리다.

서 원장과 바다의 인연은 우연이 아닌 듯하다. 강원 화천에서 태어난 서 원장은 가정형편 때문에 정규 중고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경기 광주군(현 성남시) 풍생중 1학년 때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가세가 기울자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로 중학 과정을 마쳤다. 인천 경기수산고에 진학했지만 1학년도 못 채웠다.

“짧은 고교 생활이었지만 당시 해양수산 환경과 선박 용어 같은 기본 교육을 받은 것이 바다와 끈이 닿은 계기가 된 것 같다”는 그는 고졸 검정고시를 마치고 입대했다. 1982년 제대를 하자 앞길이 막막했다. 갑자기 공부가 하고 싶었다. 가정형편상 사치임에 틀림없었지만 아버지에게 “1년만 밥 좀 먹여 달라”고 사정했다.

“1983년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살았습니다. 공부다운 공부를 했지요. 다행히 집 근처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4년간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행정고시 32회에 합격해 해양 업무를 총괄하던 건설교통부 수로국에서 일을 시작했다. 해양인의 길로 접어든 순간이었다. 1996년 해양수산부 출범 때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30년간 해양 외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2015년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해양수산 전문인력 교육기관인 KIMFT 제8대 원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교수 및 교관 83명, 직원 67명과 함께 선진 해양수산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1년 예산은 550억 원대. 실습 선박 3척과 각종 시뮬레이터, 실습교육 장비를 투입해 선원 교육, 해양플랜트 교육, 해기사 국가시험 업무를 관장한다. 해기사는 선장, 항해사, 기관사, 통신사를 통틀어 일컫는다. 연수원에서는 이들을 비롯해 의료관리자, 수산질병관리사, 선박조리사의 시험도 위탁 시행하고 있다.

한 해 연수원을 거쳐 가는 사람은 5만여 명. 서 원장은 이들에게 유사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안전교육과 업체에 도움이 되는 실용교육, 국제화를 강조한다.

특히 올해는 외국의 해양수산 관련 회사에 취업하는 디딤돌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관련 기관과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외국인 선원의 국내 적응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30일에는 미래를 이끌 글로벌 해양인재 발굴을 위한 ‘2017 모의 세계해사기구(IMO) 총회’를 연다. 전국 23개 대학에서 36개 팀이 참여해 모든 과정을 영어로 경쟁한다.

“해운업은 가장 큰 서비스 산업인데도 닫혀 있습니다. 전국의 모든 항만은 차단돼 접근이 어렵습니다. 친수(親水)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름 한철에만 해수욕장이 개방될 뿐입니다. 이렇게 바다와 국민이 닿을 수 있는 접점이 없으면 바다와의 거리가 멀어집니다.”

서 원장은 “해양강국, 수산부흥국이 되기 위해서는 바다는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바다를 잘 활용하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