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장차관 인사]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
11일 문재인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총장 임명 때보다 훨씬 큰 중압감과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주요 안보현안에 대해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특히 사드 문제를 해결할 ‘3단계’에 걸친 복안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하되 북한과 주변국을 고려해 비공개로 설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의 국방안보특별위원장으로 활약했던 그는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국방 관련 대선 공약 수립도 주도했다. 군 소식통은 “문 후보에 대한 보수진영의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도 그의 역할이 컸다”며 “방산비리 등 적폐 청산과 육군 중심의 국방 체질에 과감히 메스를 들이댈 인물”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퇴임 후 법무법인의 고액 자문료 수수와 주민등록법 위반 등이 드러났지만 결격 사유는 아니라고 청와대는 결론 내렸다. 그는 “(내 행적 관련) 그간 ‘카더라’ 식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내 인생에 그런 행동에 개입된 일이 없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며 청문회 통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합참전략기획본부장으로 ‘국방개혁 2020’ 수립과 전작권 전환 업무에 깊이 관여했다. 현역 시절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았다. 해군총장 때 제주민군복합항(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이지스구축함 및 214급 잠수함 도입 사업에 착수하는 등 해군 전력 증강에 주력했다. 경남 진해 해군작전사령부의 부산 이전도 그의 작품이다. 생도 시절 군기가 엄격해 후배와 동료들로부터 ‘송 충무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해군총장 때인 2007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에) 연평도는 ‘목구멍의 비수’, 백령도는 ‘옆구리의 비수’”라는 발언으로 서해 5도의 군사적 중요성을 강조해 화제가 됐다.
그는 경북 사드 부지의 환경영향평가 재검토에 대해 “장관 부임 후 안보실과 깊이 논의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서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국방개혁의 핵심 과제로 꼽은 뒤 육해공군 모두 대접받는 군대가 아닌 헌신하는 군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군 출신 장관이라고 모군(母軍)에 유리하거나 타 군에 불리한 개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중층방어) 외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SM-3(상층방어)와 SM-6(하층방어) 요격미사일 도입을 통한 다층방어 체계 구축을 주장했다. 이날 통화에선 “현 남북관계를 볼 때 패트리엇과 SM-6 등으로 하층방어를 강화하고, SM-3는 꼭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