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연 강경수 연구원팀 개발 1mm 선충… 사람과 유전자 비슷 쥐 등 포유류 대체 가능성 커
포유동물 실험 없이 벌레로 항암제 독성을 실험하는 기술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템천연물연구센터 강경수 선임연구원팀은 예쁜꼬마선충으로 항암제 독성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예쁜꼬마선충은 1mm 정도 길이의 투명한 벌레로 체세포 900여 개, 신경세포 300여 개로 이루어진 단순한 형태다. 사람과 유사한 소화 및 신경기관, 유전자를 가져 동물 실험에 쓰이는 포유류를 대체하리란 기대를 받고 있다. 영국의 생물학자 시드니 브레너는 이 곤충을 활용한 세포 사멸에 관한 연구로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험 기간이 포유동물에 비해 짧은 것도 장점이다. 기존 독성 평가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실험용 쥐 100여 마리를 희생시켜야 한다. 예쁜꼬마선충을 쓰면 일주일이면 평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명이 3주 정도로 매우 짧은 데다 한 번에 알을 300여 개 낳기 때문에 항암제가 여러 세대에 걸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강 연구원은 “앞으로 항암제 독성평가뿐 아니라 여러 식의약품의 효능을 찾거나 약물 작동 원리를 밝히는 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독성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환경독성학회지’ 6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