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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현안 쌓여있는데, 금융위원장 인선은 언제…

입력 | 2017-06-13 03:00:00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현재 18개 정부부처 가운데 11곳의 장관을 지명했다. 면면을 볼 때 각 분야에서 추진할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실행할 인물로 채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새 정부가 장관급인 금융위원장 인선에는 어떤 개혁의 메시지를 담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후보 중 재벌개혁론자인 이동걸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을 추진할 적격자로 거론됐다.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성 임원이 적은 금융권에서 ‘유리천장을 깼다’는 메신저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문가를 통해 가계부채 등 현안을 타개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원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등 전현직 관료들을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아쉬운 점은 촌각을 다퉈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 비춰 금융위원장 인선이 너무 더디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국내 가계빚이 1360조 원에 육박한 가운데 다음 달 말이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시한이 종료된다. 문 대통령은 “8월까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만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금융위 실무진에서는 여러 가지 안을 검토 중이지만 ‘선장’이 없어 배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13일과 14일(현지 시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다. 시장 금리의 변동과 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 밖에 기업 구조조정, 금호타이어 매각,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한 은산분리 완화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결코 해결하기 쉽지 않은 예민한 문제들로 가득하다. 금융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금융기관의 수장 인사도 올스톱 상태다. SGI서울보증 사장과 Sh수협은행장은 2, 3개월째 공석이다.

요즘 금융권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문제를 너무 일찍 처리한 게 문제였다”는 농담까지 나온다. 대선 전 대우조선의 자율 구조조정안을 마무리 짓지 않았다면, 새 정부 출범 직후 금융위의 필요성이 한층 부각됐을 것이라는 자조(自嘲) 섞인 분석이다.

정부 초기 전방위적 개혁은 필요하다. 다만 경제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오늘도 가계부채는 속절없이 불어나고 있다는 점을 새 정부 인사 관계자들이 유념하길 바란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