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의 광한루 오작교
‘춘향전’에서 이몽룡과 성춘향이 첫눈에 반한 전북 남원의 광한루. 한국관광공사 제공
손가인 기자
도련님 이르는 말씀, “야 말로 들어봐도 광한루, 오작교가 좋도다. 구경 가자”.
이팔청춘 이몽룡에게 볕 좋은 오월 단옷날 방 안에 앉아 책을 들여다보는 것은 마치 고문 같았을 것이다. 그는 시제(詩題)를 생각하겠다는 핑계로 찾은 광한루(廣寒樓)에서 선녀 같은 자태로 그네를 타는 성춘향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고전소설 ‘춘향전’은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이야기 중 하나다. 이름 모를 소설의 작자는 풋풋한 청춘남녀를 단숨에 사랑에 빠지도록 할 아름다운 곳으로 ‘남문 밖 광한루’를 선택했다.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지금도 광한루 오작교 위에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연인들이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고 있다.
―‘춘향전’(2004년), 송성욱 글·백범영 그림·민음사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