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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타는 ‘2030 월드컵 南北中日 공동 개최’ 논의… 가능성 있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입력 | 2017-06-13 03:00:00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3월 첫 제안
북미 3국도 2026대회 공동개최 추진
단독 개최 의지 강한 中日설득이 관건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제안한 동북아 4개국의 2030년 월드컵 공동개최 방안은 FIFA 평의원에 당선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올해 3월 처음 제안한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비약적인 축구 발전을 이루었던 한국으로서는 월드컵 유치를 통해 다시 한 번 축구 중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월드컵 공동개최는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4개국의 관계를 개선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월드컵 개최는 국내 축구 발전과 국내외 평화 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다목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FIFA는 2026년 월드컵부터 참가국을 종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때문에 공동 개최의 의미는 더 커지고 있다. 참가국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각종 시설 및 운영 관련 부담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개국이 2026년 월드컵 공동 유치에 나섰다.

월드컵의 동북아 공동 개최가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2018년에 유럽의 러시아에서, 2022년에는 아시아의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48개국 체제 첫 월드컵인 2026년 대회가 북미 대륙에서 열린다면 2030년 동북아 공동 개최로 월드컵이 치러지는 건 FIFA가 정한 ‘대륙별 순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인판티노 회장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먼저 일본과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정 회장은 “해당 국가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정 회장의 제안이 나왔을 때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회장은 “일본은 2050년까지 월드컵 단독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제안을 사실상 무시했다. 장기적으로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은 단독 개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중국 또한 축구광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앞장서서 ‘축구 굴기’를 내세우고 있다. 자국 프로축구리그에도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도 월드컵 개최에 관심이 많다. 월드컵 유치 효과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일본과 중국이 한국의 공동개최 제안에 얼마만큼 협조적일지는 미지수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축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핵무기 개발 등으로 국제사회를 자극하고 있는 북한을 월드컵 공동개최 국가로 인정해 줄 것인가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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