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비행체 장착 메모리카드서 사드포대 촬영 10여장 확인 “발사대-레이더 식별 가능 수준”… 270km 남하… 방공망 또 ‘구멍’
군 당국에 따르면 비행체에 장착됐던 일제 소니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64GB)를 분석한 결과 400∼500장의 사진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10여 장이 성주의 사드 포대를 촬영한 것이고, 나머지는 산이나 임야를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자는 “사진들은 2∼3km 고도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성주의 사드 기지 전경 및 기지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와 탐지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메모리카드가 초기화돼 구체적인 촬영 일시는 파악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체는 성주의 사드 기지에서 북쪽으로 수km 떨어진 상공부터 촬영을 시작해 사드 기지 남쪽까지 찍은 뒤 북상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발견 당시 비행체의 연료탱크가 비어 있던 점으로 볼 때 연료가 바닥나 지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미국 기술진과 함께 비행체의 메모리칩에 든 임무명령서를 정밀 분석해 발진 및 복귀 지점과 정확한 비행경로, 비행 횟수 등을 파악해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2014년 3∼4월 서해 백령도와 경기 파주, 강원 삼척 지역에서 잇따라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의 발진 및 복귀 지점은 모두 북한 지역(해주, 개성, 평강)으로 드러나 대남 도발로 최종 확인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의 침투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분계선(MDL) 일대 등 전방 지역에서 전군 동시 수색 정찰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저고도 탐지레이더와 타격 수단을 통합 운용하고,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신형 국지 방공레이더를 조만간 전력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년 만에 다시 대북 방공망이 무인기에 뚫리는 사태가 재발하면서 군이 대북 경계와 관련 대책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