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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셰일가스 협력, FTA 통상문제 해결에 큰 도움 될 것”

입력 | 2017-06-14 03:00:00

美 트럼프정부 에너지정책 자문해온 가스기업 ‘콘티넨털’ 해럴드 햄 회장




“셰일가스 협력 강화하자” 미국 에너지업계 거물인 해럴드 햄 콘티넨털 회장(왼쪽)과 유정준 SK E&S 사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회사가 2014년 9월 시작한 셰일가스 공동개발 사업은 한미 에너지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우리는 셰일가스 개발을 ‘에너지 혁명’ 또는 ‘에너지 르네상스’라고 부릅니다. 셰일가스 채굴 기술 덕분에 (중동에 의존하던) 전 세계 에너지 수급 균형에 변화가 왔습니다.”

‘셰일가스의 대부’ 해럴드 햄 콘티넨털 회장(72)의 말투는 다소 느렸다. 하지만 눈빛에는 에너지업계 거물다운 자신감이 묻어났다.

동아일보는 1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햄 회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공동 인터뷰했다. SK E&S는 2014년 9월부터 콘티넨털과 오클라호마주 북동부의 우드퍼드 셰일가스전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콘티넨털의 유일한 해외 파트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한미 합작 사례다.

햄 회장은 22세 때 콘티넨털을 창업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가난한 소작농의 13번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자산 가치 105억 달러(약 12조 원)의 글로벌 87위(포브스 기준) 부호가 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을 대선 후보 시절부터 조언해 왔고 새 정부 첫 에너지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햄 회장은 한미 에너지 공동사업이 양국 간 경제협력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깨끗한 연료 중 하나인 천연가스를 세계로 수출하면 지구 환경에도 이익이 된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확장한 최초의 인물”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특히 버락 오바마 정부 임기 동안 에너지 분야에서 실직한 40만 명의 일자리를 되찾아 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을 그만큼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는 얘기다. 햄 회장은 “에너지 분야의 협력은 한미 간 통상 문제 해결에 당연히 효과가 있다. 한국의 셰일가스 수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도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SK E&S는 올 1월 셰일가스 6만6000t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했다. 2019년부터는 20년간 연간 220만 t의 셰일가스를 들여올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달부터 20년간 연간 280만 t의 셰일가스를 도입한다. 한국 역시 셰일 혁명의 한복판에 들어선 것이다.

유 사장은 “미국 셰일가스는 석탄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이 적고 중동에 대한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셰일가스는 중동 지역 천연가스와 달리 유가에 연동되지 않아 가격도 안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셰일가스 도입이 수입처 다변화를 통한 ‘에너지 안보’를 실현하면서 친환경성과 경제성 모두를 잡을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햄 회장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햄 회장은 “독일, 스페인 등 신재생에너지가 비용이 많이 들고 일자리나 환경에 도움이 안 된다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그동안 신재생에너지에 많이 투자한 것에 대해서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과거엔 20년 치였다면 최근엔 (셰일가스 혁명으로) 100년 치로 늘어났다. 에너지 수급 사정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방향이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사회적, 경제적 히든 코스트(숨겨진 비용)까지 감안해 특정 에너지원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국 현실에 맞는 적절한 에너지 믹스(에너지원별 비중)를 설계하고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콘티넨털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햄 회장은 전날 만찬을 함께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50주년 기념 케이크’를 선물받았다. 햄 회장은 “SK와 여러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이샘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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