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15일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논의한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은 유력하다. 오히려 이번 기술위원회에선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의 남은 9·10차전을 이끌 임시 사령탑 인선 문제를 다룰지 관심을 모은다.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정해성 대표팀 수석코치, 신태용 전 대표팀 코치(왼쪽부터)가 물망에 올라있다. 스포츠동아DB
■ 오늘 기술위원회, 슈감독 경질 불가피
협회 수뇌부·기술위 ‘패배=경질’ 이미 공감
후임엔 사상 첫 원정16강 이룬 허정무 유력
정해성 코치 감독 승격…신태용 감독도 거론
이제는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과 이별할 시간이다.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경기에서 2-3으로 무너졌다. 4승1무3패(승점 13)로 조 2위 자리는 지켰지만, 하루 전 이란 원정에서 0-2로 패한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승점 12)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는 실패했다. 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만약 이겼더라면 승점 4점차로 여유를 얻을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짙게 남는다.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는 15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용수)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최종 결정한다. 물론 형식적 절차일 뿐, 슈틸리케 감독 경질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협회 고위관계자들도 14일 “패배라는 결과도 안타깝지만, 우리 대표팀이 비전과 희망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카타르 원정경기는 슈틸리케 감독이 월드컵으로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악화된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며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목표대로 승점 3을 확보했더라면 이번 기술위의 의제는 조금 달라질 수 있었다. 최근 폐막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결산 보고 및 U-20 대표팀을 포함한 각급 연령별 대표팀 코칭스태프 선임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었다. 대표팀의 경우에는 카타르 원정에 대한 개괄적인 평가 정도가 유력했다.
그러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A대표팀 사령탑 경질’이란 난제가 추가됐다. 이 과정에서 기술위원회 소집장소도 당초 잡아놓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이 아닌 파주NFC로 변경됐다. 14일 오전 회의 소집 통보를 받은 기술위원들은 이날 늦은 오후 정확한 스케줄을 통보받았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는 0-1 패배로 끝난 3월 중국 원정경기 직후 진지하게 논의된 바 있다. 당시 내려진 결정은 ‘조건부 유임’이었다. 향후 발전상을 보인다면 계약기간 또한 이번 최종예선까지가 아니라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자동적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원칙 없는 선수 선발과 기용 ▲무색무취한 전략·전술로 일관한 끝에 역대 최악의 참사를 낳았다. ‘네 탓’을 기반으로 한 변명역시 그대로였다.
이제 축구계의 관심은 차기 사령탑으로 향한다.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예상된다. 높은 몸값이 부담스러워 지도자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한 협회의 자금사정을 고려할 때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금으로선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국내 감독으로는 사상 첫 원정대회 16강 진출의 위업을 일군 허정무(62)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기 위해 대표팀에 최근 긴급 합류한 정해성(59) 수석코치의 감독 승격,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이어 올해 U-20 월드컵에 나선 신태용(47) 감독의 소방수 투입 등이 축구계에서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