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 화려한 출연진, 역사의 아픔이 담긴 시대적 상황 등으로 시선을 모은다. 7월 말 개봉을 앞두고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군함도’의 주역들. 왼쪽부터 황정민, 아역 김수안, 류승완 감독,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7월 개봉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
일제시대 조선인 탄광 강제징용 소재
류승완감독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
영화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소재와 순제작비 220억원 규모, 스타급 배우들과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올해 한국영화 기대작으로 꼽힌다. 7월 말 개봉을 앞두고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도 주연 배우와 제작진은 작품에 갖는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류승완 감독은 “서스펜스와 활력, 박력을 중요하게 여겼다”며 “개봉 후 관객이 느낄 영화적 쾌감이 클 거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왜 ‘군함도’ 인가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남단의 외딴 섬이다. 1940년대 조선인이 대거 강제징용돼 해저 1000미터 탄광에서 석탄을 채굴한 곳이다. 일본은 이 곳을 산업화의 상징처럼 국제사회에 알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켰다.
제작진은 춘천 야외세트에 축구장 2개면 크기에 실제 군함도를 3분의2 수준으로 복원했다. 류승완 감독은 “배우들이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도록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관객 역시 영화를 본 뒤 마치 두드려 맞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 화려한 출연진…“몰랐던 역사에 부끄러움”
영화의 배경은 1944년 봄부터 해방을 앞둔 이듬해 여름까지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뒀지만 제작진은 시대와 배경, 공간만 차용할 뿐 인물의 사연은 상상으로 창조했다.
주요 인물은 다섯명. 큰 돈 번다는 말에 속아 일본에 온 악단장 황정민과 그의 딸 김수안, 종로 뒷골목 ‘주먹’ 소지섭, 군함도에 잠입한 광복군 송중기, 위안부 이정현이다. 제작보고회에서 이들은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해 부끄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출연진 가운데 ‘태양의 후예’ 신드롬의 주역 송중기가 단연 주목받는다. 숱한 영화 제안을 받고도 ‘군함도’를 택한 이유에 대해 송중기는 “소재의 진중함이 있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며 “엄청난 예산의 상업영화이기에 관객에 그만한 재미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고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1300만 흥행작 ‘베테랑’에서 부당한 권력에 맞선 약자의 한판승을 그렸다. 이번에는 일본 제국주의의 잔혹성을 드러낸다. 영화 제작 소식에 일본 극우세력이 이미 불편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상황. 후지TV, 아사히신문 등도 이날 제작보고회를 찾았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가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가까운 이웃으로 관계가 풀리길 바라지만 갑을관계가 아닌 만큼 짚고 넘어갈 건 짚고 나아가야 한다”며 “이 영화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자, 전쟁이 어떻게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지 말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