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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 세브란스병원장 인사개입 정황

입력 | 2017-06-16 03:00:00

檢 “추가로 확보한 안종범 수첩에 이병석-병원장 지명 등 단어 기재”
16일 뒤에 이병석 씨 실제로 병원장 맡아… 이준식 교육 “안종범 전화 왔지만 거절”
박근혜 前대통령, ‘태양의 후예’ 송중기 부각 지시도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주치의였던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61)의 인사 청탁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정부가 추진하는 한류 관련 사업에서 특정 연예인을 부각시키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15일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지난해 7월 3일자 업무수첩에는 ‘연세 세브란스 병원’, ‘병원장 지명’, ‘연대 총장의 지명’, ‘이병석’, ‘교육부 장관’ 등의 단어가 적혀 있다. 이 수첩은 특수본이 최근 안 전 수석의 전직 보좌관으로부터 새로 확보한 7권의 수첩 중 하나다.

당시 연세대 의과대학장이었던 이 병원장은 수첩 날짜로부터 16일 뒤인 7월 19일 세브란스병원장이 됐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을 통해 이 병원장을 세브란스병원장보다 더 윗자리인 연세의료원장에 앉히려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전 수석을 통해 교육부 장관에게 연세대 측에 청탁을 넣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안 전 수석은 당시 교육부 장관이던 이준식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총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안 전 수석이 ‘연세의료원장 인사에 힘을 써 달라’는 취지로 전화를 걸어왔다”며 “하지만 ‘사립병원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부탁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박 전 대통령이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이 기획한 한류체험단지 ‘케이스타일허브(K-style hub)’ 사업에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주인공 송중기 씨가 부각되도록 지시한 정황이 포함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태양의 후예’가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고 말했고 같은 해 4월 케이스타일허브에서 송 씨와 함께 약과 만들기 체험을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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