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순수성 검증법’ 개발
이재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박사(사진)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및 연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그래핀의 순수성을 확인하는 방법을 처음 알아냈다고 15일 밝혔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튼튼해 2004년 처음 발견된 이후 과학 및 산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그래핀을 이용한 신소재 개발 소식도 사흘이 멀다 하고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으로 그래핀을 실용화해 제품을 개발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KIST 연구진은 빛을 이용해 물질의 구조를 알아보는 ‘라만(Raman)분광분석법’으로 그래핀의 순수성을 손쉽게 확인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수백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단위 면적의 그래핀을 고해상도투과전자현미경(HRTEM)으로 관찰해 소재의 끝이 구부러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끝에 빛을 비출 때 생겨나는 ‘스펙트럼(빛의 분광현상)’을 확인하면 그래핀의 순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불과 수 분 안에 분석할 수 있어 그래핀 실용화에 큰 보탬이 되리란 기대다.
이재갑 연구원은 “그간 그래핀 분석의 어려움 때문에 그래핀 연구에 혼란이 있었다”며 “이번 검증법 개발로 그래핀 연구의 새 장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The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 5일자에 게재됐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