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스 오브 아리랑/이정면 등 지음/256쪽·2만 원·이지출판

올해는 고려인이 강제 이주한 지 80년이 되는 해다. 이정면 미국 유타대 명예교수, 사회사업가 류승호 씨 등 4명은 고려인 강제 이주의 길을 따라가 보는 ‘아리랑 로드 대장정 답사대’를 꾸렸다. 이 책은 그 여정의 기록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최대의 재래시장이자 고려인들의 생활현장인 쿠일루크 바자르는 고려인들이 수확한 농작물로 반찬을 만들어 팔면서 생계를 이어온 곳이다. 시장에서 만난 리나피샤 아주머니는 자신을 전주 이씨라고 소개한다. 아리랑을 불러 달라는 답사대의 요청에 아주머니는 두 팔을 벌려 춤사위를 섞어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답사대 모두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현장이다.
답사대의 발걸음은 6000km 계획으로 시작했다가 시베리아, 연해주, 동남아시아, 남미를 아우르면서 고려인의 자취를 따라가는 10만 km 대장정이 된다. “얼어붙은 동토에서 자존심 하나로 살아남아 또 다른 역사를 써 내려가는 민족”을 만나면서 답사대는 “질경이 같은 불굴의 의지에 대한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