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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악어 씨의 출근길엔 어떤 풍경 펼쳐질까

입력 | 2017-06-17 03:00:00

◇악어 씨의 직업/조반나 조볼리 기획/마리아키아라 디-조르지오 그림/32쪽·1만1000원/한솔수북




‘따르릉’ 자명종 소리, ‘철컥’ 현관문 닫는 소리, 지하철역 간판과 상점 간판 문구 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 한마디 글 한 자 없다. 책 제목 말고는.

하지만 아무 설명 없이도 다 읽고 난 뒤 별 의문이 남지 않는다. 묵묵히 출근하는 악어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함께 구경한 아침 풍경의 세세한 묘사가 남긴 넉넉한 여운만 휘돈다.

살짝 젖힌 커튼 사이로 기다렸다는 듯 스윽 들이친 아침 햇빛, 전철역을 빠져나와 문득 맡은 갓 구운 빵의 따뜻한 냄새, 늦은 아침운동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내 출근길도 어쩌면 저렇게 아름다울지도.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