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영혼 파커 J. 파머, 아서 자이언스 지음 마음친구·2017년
이영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책이 주장하는 방법은 ‘통합교육’이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통합교육은 인간의 전체성과 상호 연결성을 강조한다.
기존의 대학 교육은 인간의 부분적 능력을 특화해 한 분야의 전문가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세분된 학문과 전공 교육, 특화된 각종 자격시험이 인간의 개성적 능력을 드러내는 증표인 양 여겨졌다.
이 책은 대학이 학생을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몸과 마음을 통합하는 내면의 영혼을 존중하며 전체적 인간을 온전히 길러내는 것을 대학 교육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통합교육은 자아와 세계를 연결해주는 실질적 요소가 없는 죽은 이론을 거부한다. 그 대신 살아서 펄떡이는 공감의 자세와 자아 성찰을 강의실로 들여온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전체가 서로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상호 의존적인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관점에서 서로 다른 전공 영역이 하나의 강좌를 통해 결합된다.
학문적 탐구의 대상은 죽어 있는 사물이 아니다. 연구자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직접적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대상이어야 한다. 책의 저자들은 그러한 관계 맺음에 의해 발생하는 연구자 자신의 내면 변화에 주목한다. 그 내면의 변화가 바로 연구자의 탁월한 학문적 창의성을 발현하는 원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연 학생들. 동아일보DB
이 책은 미국 대학의 대답이다. 하버드대를 포함한 미국 대학 상당수는 이미 이 책의 내용을 강의실에서 실천하고 있다. 우리는 학생들의 절규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 것인가. 응답해야 한다.
이영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