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방문 요청해 대통령 오찬 제안, 일정 조정중 매케인이 방문 취소” 아베는 美하원의원 8명 모두 접견 與 “日언론 과장보도로 한국 흔들기”… 일각 “매케인 입장선 서운함 느낀듯”
청와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매케인 위원장(지난달 27, 28일),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28, 29일),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28, 30일),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31일) 등 미국 의원들이 지난달 말 집중적으로 청와대 방문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매케인 위원장을 우선 면담 대상으로 보고 28일 오찬을 제안했지만 매케인 측에서 ‘27, 28일 방한이 어려우니 31일로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고 한다. 이에 31일로 약속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매케인 측이 ‘한국 방문이 어렵다’고 최종적으로 알려왔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의 설명에 대해 매케인 위원장 측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매케인 위원장 측도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있지만 서로 일정이 안 맞았다는 대목은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거물 정치인인 매케인 위원장이 다소 서운함을 느낄 소지는 있었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한 예로 한국에서는 정 안보실장이 손베리 위원장만 만났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손베리 위원장을 비롯해 일본을 방문한 하원 군사위 소속 의원 8명을 모두 접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미 의회 인사들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여권의 한 인사는 “이번 논란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언론이 한미 관계를 흔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 만남을 성사시킬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작부터 저자세를 요구하는 것은 한미 관계를 위해 발전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정상회담차 워싱턴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이 매케인 위원장을 만날지 주목된다.
유근형 noel@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