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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형권의 아메리카 견문록]한국인 교수의 미국인 제자 애프터서비스

입력 | 2017-06-20 21:35:00


졸업생과도 끈끈한 멘터-멘티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한 공로로 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로 임명된 박진배 교수(왼쪽)와 뉴욕에서 활동중인 제자

“특히 당신이 모교 졸업생들에게도 꾸준히 멘토십을 제공해 그들이 사회생활을 잘해 나가고 직업적 성취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을 높게 평가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미국 중부지역 명문대 중 하나인 오하이오주 옥스퍼드의 마이애미대는 지난달 이 학교에서 1999~2007년 건축실내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박진배 현 뉴욕 패션기술대(FIT) 교수(54)에게 ‘석좌명예교수’ 지위를 부여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공식 임명장에도 학문적 업적, 대학 공동체에 대한 기여와 함께 ‘제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멘토링’을 명기했다.

현재 뉴욕 맨해튼에 살고 있는 박 교수는 18일(현지 시간) 기자와 만나 “마이애미대를 떠난 지 10년이 됐지만 졸업생들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멘토-멘티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뉴욕 디자인 업계에 진출한 제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제자들에 대한 이런 꾸준한 ‘애프터서비스’가 마이애미대 측에 알려지면서 이례적으로 ‘10년 전에 학교를 떠난 전직 교수’에게 석좌명예교수란 큰 영예를 선사한 것이다.

졸업생과도 끈끈한 멘터-멘티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한 공로로 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로 임명된 박진배 교수(왼쪽)와 뉴욕에서 활동중인 제자


박 교수는 지난달 30일 맨해튼 브로드웨이에서 실내디자인회사 ‘BHDM’을 운영하는 제자 댄 마자리니 대표(37)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마자리니 대표는 “박 교수는 학교에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줬고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준다”며 “그는 나에게 (제2의) 아버지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개인적으로 내 최고의 작품은 내가 가르치고 키운 제자들이다. 디자이너 건축가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제자들에 대한 멘토십이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연세대 상경대와 동 대학원, 뉴욕의 명문 디자인학교 프랫(Pratt Institute) 대학원을 졸업했고, 연세대 건축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