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애디튼. 스포츠동아DB
그야말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다. 롯데가 결국 외국인투수 닉 애디튼(30)을 불펜으로 전환시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2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애디튼의 향후 활용법에 대해 입장을 내놓았다. 조 감독은 “애디튼은 앞으로 중간에서 나간다. 길게 갈 땐 길게 던질 수도 있고, 짧게 갈 땐 끊어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본인도 이 같은 내용을 사전에 알고 1군에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애디튼은 올 시즌을 코앞에 두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기존 외국인투수 파커 마켈(27)이 수면부족 등의 부적응을 이유로 시즌에 나서지도 못하면서 부랴부랴 대체선수로 영입됐다. 지난해 후반기 대만프로야구를 경험한 터라 아시아 야구가 익숙하리라는 기대를 안았다.
첫 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4월9일 사직 LG전에서 선발로 나와 5.1이닝 1안타 6삼진 1실점 호투로 눈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부턴 패전의 연속이었다. 세 번째 등판이었던 4월21일 고척 넥센전을 시작으로 5연패에 빠졌고, 마지막 선발등판이었던 8일 마산 NC전에선 4이닝 13안타(4홈런) 9실점(8자책)이라는 성적표로 코칭스태프의 시름을 샀다.
다음날인 9일 애디튼은 결국 2군행 버스에 올랐다. 전날 브룩스 레일리(29)가 2군에 내려간 터라 롯데는 이후 외국인투수 없이 6월 레이스에 임해야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선발진에 부담이 됐고 13~18일 KIA, 넥센과 6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6연패 늪에 빠졌다.
불펜 전환에 따른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20일 애디튼은 10-1로 넉넉히 앞선 9회말 구원등판했지만, 1안타 1실점으로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6연패 탈출에도 무언가 찜찜할 수밖에 없던 롯데다.
수원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