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지표 정상으로 송환” 고문 부인 “성의껏 치료… 우린 피해자” 주장 “대화 거부 오바마 정부 탓” 항변도
북한 외무성이 23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과 관련해 첫 입장을 발표했다. 웜비어 사망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그의 건강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하여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 주었다”며 “그가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돌아간 후 1주일도 못 돼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왜 건강이 나빠졌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며 “우리가 득실계산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판단은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웜비어가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며, 그의 송환을 위해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 의사들이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미국 의료진이) 웜비어의 맥박과 체온, 호흡, 심장 및 폐 검사 결과 등 생명지표가 정상이라는 데 대하여서와 우리가 심장이 거의 멎었던 웜비어를 살려내어 치료해 준 데 대하여 인정하였다”고 설명했다.
또 외무성 발표 직전 북한 대남기구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가 ‘대변인 대답’을 발표했다. 민화협은 “웜비어 사망과 관련해 보수 야당들과 보수 언론들은 때를 만난 듯이 떠들고 있다”며 “남조선 집권자까지 미국에 ‘위문 메시지’를 보내며 망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