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출범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우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경영 외적인 요인에 의해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기술이나 경쟁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겪게 되는 불공정 거래, 불합리한 제도는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집권 초기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가 시간이 흐르면 관심도가 사그라지는 과거 정부의 전철을 밟아서도 안 된다. 집권 초기부터 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기업 간 거래 관계부터 균형추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과 아이디어 기반의 혁신 창업기업이 강소기업,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역동적인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사업 전환, 해외 진출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는 것도 신설 중소벤처기업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이다. 과거 개발연대부터 형성되고 고착화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못하면 자금이나 인력이 중소기업으로 유입되는 것을 제한하여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고용창출을 어렵게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일하는 방식부터 정책공급자 시각에서 벗어나 정책수요자인 중소·벤처기업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정책을 한곳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책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복잡한 지원 절차와 제출 서류를 간소화하는 클라우드 기능을 강화해 신설 부서의 위상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적절한 서비스로 정책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낙오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중소·벤처기업이 참여 가능한 정부전략을 마련하는 데에도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저성장-저투자-저고용이라는 세 가지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은 중소·벤처기업 활성화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