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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결제 사이트도 가짜… 6억여원 가로챈 일당

입력 | 2017-06-26 03:00:00

허위 쇼핑몰 만들어 소비자 유인… 대포통장 송금 받아… 12명 구속




온라인 사기를 막기 위한 ‘인터넷 안전거래 사이트’까지 가짜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서 6억 원의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 신성식)는 온라인 물품거래 사기 혐의로 총책 박모 씨(28)와 인출책, 계좌를 빌려준 사람 등 13명을 붙잡아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박 씨 일당은 2013년 10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각종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 허위로 판매 글을 올린 뒤 물품을 보내지 않고 돈만 가로챘다. 믹스 커피부터 헤어 에센스, 건설 자재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판매 글을 올려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이들은 특히 온라인 물품 매매 사기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에스크로’라는 안전거래 시스템을 모방한 ‘가짜 에스크로’ 사이트를 개설해 구매자들을 두 번 속였다. 에스크로는 판매자가 상품을 배송한 게 확인되면 송금되도록 하는 안전거래 시스템이다. 온라인 사기가 증가하자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도입된 결제 시스템이다.

일당은 이 사이트를 가짜로 만들어 구매자에게 가입하게 한 뒤 미리 마련해둔 대포통장으로 송금을 유도했다. 인터넷 쇼핑몰 운영 경험이 있는 박 씨가 안전거래 사이트를 잘 알고 있었고, 구매자들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판매자는 의심하지 않는다는 맹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직접 가짜 여행사 홈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가짜 여행상품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여행권을 판매할 것처럼 상담까지 해 피해자들을 감쪽같이 속여 약 4000만 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대포통장 계좌 명의자들에게 “적발되면 ‘대출을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계좌를 넘겨주었다’고 진술하라”고 사전 교육까지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