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北, 평창 단일팀 제안에 냉랭]한국에 온 北 IOC위원 단독인터뷰
北선수 격려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에서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시범단과 함께 사진을 찍은 뒤 단원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고 있다. 무주=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 축사에 대한 소감은….
“원래 스포츠는 빅 이벤트가 있으면 국가수반들이 나와 좋은 얘기 많이 하지. 노멀(보통)입니다.”
“올림픽을 하니까 기대감도 가질 수 있죠. 하지만 (올림픽은 공화국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서 관장하는 거니 나는 여기서 들은 것, 본 것 액면 그대로 전달하겠습니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마식령 스키장을 쓰겠다, 공동 주최로 갈 수 있지 않느냐는 건데 나는 올림픽 전문가인데 이미 좀 늦었습니다. 공동 주최가 말은 쉽지만 실무적인 문제가 간단치 않습니다. 아이스하키팀 등 남북 단일팀 하는 문제도 그렇습니다. 지바 탁구선수권대회 때 회담 22번 했습니다. 5, 6개월이 걸렸어요. 그것도 액면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겁니다.”
―남북 단일팀은 가능할까.
―문 대통령은 어떤 느낌이었나.
“나는 뭐 대통령들하고 악수 너무 많이 했어. 오바마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 중국 후진타오 전 주석하고도 악수했고 시진핑 주석하고도 악수했지. 원래 IOC 위원이란 게 그렇습니다.”
―한국은 특별하지 않나.
“한국은 사실 제일 특별하지 않은 나라지. 같은 산천에 같은 물줄기로 돼 있고. 나는 태권도에서 손뗐습니다. 다시 말해 염라대왕에게 가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는 겁니다.”
장 위원은 대북제재 국면이라는 정치적 환경과 단일팀 구성을 위한 실무적 난관을 이유로 문 대통령의 제안에 일단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개막식 축사에서 평창 겨울올림픽에 △남북 단일팀 구성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 △북한 응원단 파견을 제안했다. 이는 모두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 이후 수차례 논의되다 무산된 사안들로 노무현 정부 이후 단절된 남북 간 스포츠 교류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하지만 장 위원은 만찬장을 떠나면서도 “스포츠와 정치는 갈라져 있다. 그런데 왜 자꾸…”라며 떨떠름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북한은 앞서 ‘말라리아 공동방역’, 6·15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 준비 등을 위한 민간 교류에 대해서도 모두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다만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은 정치적 환경에 따라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IOC는 남북 단일팀 구성은 물론 평창 올림픽의 일부 종목을 북한에서 치르는 방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북한의 결정만 남은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남북 단일팀 제안을 바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지 않았다”며 “북핵은 북핵대로, 남북관계는 남북관계대로 풀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장 위원에게 경평축구 부활을 제안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 / 무주=이종석 기자·유승진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