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장관-국세청장 후보자 등 6인 청문회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등에 반발해 인사청문 절차를 중단시켰던 야당은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송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 고용부 장관 후보자를 ‘신(新)부적격 3인방’으로 규정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이들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후보자들에게는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번 청문회가 여야 대치 정국의 새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핵심 타깃 된 3인방
송 후보자는 고액의 자문료 수수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매월 3000만 원씩 총 9억90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과 방산업체 LIG넥스원에서 매월 800만 원씩 총 2억4000만 원의 고액 자문료를 받은 게 논란이다. 송 후보자는 LIG넥스원 자문료에 대해 “방위산업 수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자문활동에 집중했고,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송 후보자는 계룡대 군납 비리 사건 수사 중단 지시 의혹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수차례 지시했다”고 일축했다. 송 후보자는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정의당까지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인사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첫 ‘지명 철회’ 나올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해명도 듣기 전에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날 6·25전쟁 67주년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청문 과정을 봐야 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도 추경안 심사 등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현안 처리를 위해 김상곤,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 가운데 적어도 한 명 정도는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지명 철회가 현실화될지 여부도 관건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자진 사퇴는 있었지만 지명 철회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지명 철회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 중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추가로 불거질 경우 청와대가 총력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한미 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길진균 leon@donga.com·한상준·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