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1년 스무 살 나이에 공부도 하면서 돈도 벌 목적으로 혈혈단신 일본에 갔다. 문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징병을 피하려면 공학을 해야 한다고 해서 와세다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롯데라는 명칭은 그가 좋아하던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여주인공 샤를로테(일본식 발음 샤롯데)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당시 패전으로 감정 과잉이었던 일본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 이 작품이 인기가 있어 껌의 주 소비층인 젊은 여성을 겨냥해 그런 이름을 택했다는 말도 있다.
▷신 회장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에야 고국인 한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는 일본에 상주하면서 두 달에 한 번꼴로 귀국해 홀수 달은 한국에서, 짝수 달은 일본에서 지냈다고 한다. 일본인 둘째 부인과의 사이에 일본말밖에 할 줄 모르는 장남 신동주와 외국어 같은 한국말을 하는 차남 신동빈을 두고 있다. 그는 자발적으로는 매스컴에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그룹도 폐쇄적이고 사회 공헌도 적다. 그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