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대 태안캠퍼스 내 관제탑에서 관제 실습중인 항공교통물류학부 학생들.
무인항공기(드론·drone)가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기초를 제공할 것이라는 데에는 과학기술계나 산업계의 이견은 없다. 하지만 드론의 안전성은 아직까지 문제투성이다. 2016년 6월 25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소인 두오모 성당에서는 한국인들이 조종하던 드론이 충돌사고를 일으켜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또 한번 높여줬다. 자칫 세계문화유산이 한순간에 훼손될 뻔한 사고였기 때문이다.
한서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권필제, 이동규, 윤우식, 박혜현 씨 등 4명의 학생은 이런 점에 착안해 ‘듀심 유심(D-USIM)’을 활용한 드론 비행 통제‘라는 아이디어 작품으로 2016년 5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제4회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인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드론의 등록을 의무화하고 등록된 드론에 대해 듀심을 발급하는 등의 절차를 통해 드론의 안전운행, 법규위반 감소, 추락방지를 통한 재산권 보호 등의 대안을 모색했다.
한서대 태안비행장의 모든 비행 상황은 관제탑에서 조율하는데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관제 경험을 높이는데 활용된다.
이 캠퍼스의 ’항공학부‘에는 항공교통물류학부와 무인항공기학과, 항공관광학과, 항공기계학과, 항공레저산업학과, 항공소프트웨어공학과, 항공운항학과, 항공전자공학과, 헬리콥터조종학과 등 모두 9개 학과가 있다.
별도의 비행교육원이나 항공교통관제교육원, 항공기술교육원 등은 이들 학과의 실습교육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한서대의 항공교육 분야 입지는 이미 국제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에서 유학생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
항공교통과 항공물류를 융합한 항공교통물류학부는 항공운송산업의 인프라 시설인 공항과 항공사 운영에 대한 이론 및 실습교육을 배우는 학문이다. 항공교통관제사, 운항관리사 등 항공운송 분야의 우수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류학 분야의 경우 동북아시아 물류 중심국가를 지향하는 국가목표와 결부되어 발전가능성이 높다.
졸업 후 이 학과 학생들은 국토교통부 등 국가기관에서 항공교통관제사로서 일하거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의 공기업에서 공항운영 업무를 담당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외 항공사에서 운항관리사로 일하기도 한다. 항공특송회사와 지상조업사, 물류전문회사, 국내외 글로벌 물류유통업체, 정부기관 및 연구소 등 점차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이 학과에 입학하면 항공교통관제교육원에 들어가 항공교통관제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자격증 취득률은 100%를 자랑한다. 이 교육원은 2003년 국토교통부에서 항공교통관제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을 받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학하기 전에는 단순히 항공교통관제사가 되기 위한 공부만 하는 곳이라는 막연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입학한 후 다양한 커리큘럼을 이수하면서 관제는 물론, 운항관리와 공항운영 및 경영, 물류관리 등 항공 및 물류 산업 전반에 걸친 지식을 습득하면서 생각이 달라진다.
학과 관계자는 “각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교수진이 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하면서 항공교통관제사, 운항관리사, 물류관리사 그리고 국제무역사 등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항공종사자 및 물류전문가의 진로를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항공교통관제 분야는 3학년부터 항공교통관제교육원의 항공교통관제실습 시뮬레이터를 통해 익힌다. 인천공항, 김포공항, 태안비행장 등 다수의 공항 환경에서 다양한 항공교통관제 상황을 연습한다.
운항관리사를 위한 커리큘럼은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에서 운항관리현장실습 교류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공항운영 분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지역항공훈련센터(Regional Training Center) 자격을 바탕으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학과 관계자는 “2011년부터 매년 차세대 항공전문가(NGAP : Next Generation of Aviation Professionals)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주관하는 비행장검사과정과 공항온실가스 관리과정, 주니어 공항관리과정, 항행안전시설 엔지니어링과정 등 공항운영자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한국공항공사에서 실시하는 공항 인턴십 프로그램을 교육 받는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막연히 운항관리사로서 대한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에 입사하고 싶어 항공교통물류학과에 입학하지만 실제 공부하면서 더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항공산업개론, 항공교통개론, 공항운영론, 운항관리론, 항공교통업무, 항공기상학 등 다양한 전공들을 배워가면서 운항관리사 뿐만 아니라 공항운영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서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