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일자리를/청년이라 죄송합니다]스물세 번째 이야기-에필로그
신문 취재엔 응했지만 내심 ‘악플’을 걱정했다. 어려운 사람을 보고도 ‘네가 못난 탓’이라며 조롱하는 한국 특유의 인터넷 문화도 부담됐다.
“그런데 생각보다 악플이 적었어요. 오히려 제 아픔에 공감해주는 사람도 많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조언해주려는 사람도 있었어요. 생각보다 세상에 훨씬 따뜻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최근 본 김대호(가명·32·4월 14일자 A1면) 씨는 달라져 있었다. 석 달 전 만난 그는 ‘호모고시오패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시험을 뜻하는 ‘고시’와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뜻하는 ‘소시오패스’를 합친 용어로, 취업에 대한 압박과 탈락의 고통에 짓눌려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겪는 한국 청년들의 모습이 투영된 자화상이었다.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2월부터 전국 47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 고졸 직업훈련생, 고시촌 청년 등 140여 명을 심층적으로 만났다. ‘아가리취준생’ ‘호모스펙타쿠스’ ‘독서실 원시인’ ‘비계인’ 등 취재팀이 만난 오늘날 한국 청년의 적나라한 모습은 세간에 화제가 됐다. 취업에 관한 고민을 직접 받아 본 화이트보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날것’으로 전했다.
대학생 김재성 씨(27)는 “사회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새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1호 정책으로 내세웠다.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취재팀이 취준생 140여 명을 다시 만나본 이유다. 이들 중 106명에게 새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해 설문한 결과 청년 일자리 정책의 추진 방향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줄이기’(50%)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청년들은 여전히 일자리에 목말라하고 있었다. 특별취재팀의 활동이 끝나지 않는 이유다.
특별취재팀 angrybo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