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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앞길 밤에도 열린 날… 김정숙 여사 “함께 걸어요”

입력 | 2017-06-27 03:00:00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간의 기록]SNS 신청받아 선발대 50명 뽑아
대금 연주-시낭송 등 축하행사도




“5, 4, 3, 2, 1.”

26일 오후 8시. 청와대 앞길이 시작되는 춘추관 앞에 모인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카운트다운을 마치자 도로 위에 솟아있던 장애물이 사라지고 철문이 열렸다.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야간(오후 8시∼다음 날 오전 5시 30분) 통행이 제한돼온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전면 개방되는 순간이었다.

김 여사는 이날 ‘50년 만의 한밤 산책’에 참석해 시민 선발대 50여 명과 함께 청와대 앞길을 걸었다. 시민 선발대는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한 3500여 명 중 추첨을 통해 선발됐다.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청와대 앞길 개방 소식을 듣고 찾아온 400여 명의 시민도 선발대를 뒤따랐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돼서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며 “작은 변화지만 권력이 막아섰던 국민의 길, 광장의 길을 다시 국민께 돌려드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산책 중간 지점인 신무문에서 KBS 국악관현악단 한충은 부수석의 대금 연주와 박준 시인의 시 낭송을 감상했다.

이날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내려 행사 진행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행사 시작 시간을 앞두고 비가 그치면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청와대 앞길 산책 도우미로 나선 유홍준 광화문대통령총괄위원장은 “권부들에게 갇혔던 길이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순간”이라며 “조선시대에 비가 안 오면 숙정문과 북쪽 길을 열고 기우제를 지냈는데, 경복궁 뒷길인 청와대 앞길을 여는 오늘 기다리던 비가 내렸나 보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근형 noel@donga.com·김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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