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암 치료를 위한 항암제들은 계속 발전돼 오고 있습니다. 암 세포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를 비롯해 최근엔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 세포를 찾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도 등장해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면역항암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 암은 악성흑색종과 폐암, 방광암 정도로 제한돼 있습니다.
매년 미국에서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라는 학술대회가 열립니다. 전 세계 3만 명이 넘는 의료진들 암 관련 논문들을 발표하고, 더 나은 암 치료법에 대해 논의하는 큰 자리입니다. 올해도 다양한 논문들이 발표됐는데요. 최근 국내 대표적인 암 치료 연구학회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서 주목할 만한 표적항암제 연구를 두 가지 소개했습니다.
유방암의 표적항암제 올라파립(제품명 린파자)의 임상 결과와 전립샘암의 표적항암제 아비라테론(제품명 자이티가)의 임상 결과입니다. 이들 암은 대표적인 여성암과 남성암으로 꼽힙니다.
유방암의 표적항암제 ‘린파자’
연구 결과, 이 약으로 치료된 환자들은 기존 표준 치료제로 치료된 환자보다 유방암 진행률이 42%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정아 교수는 “BRCA 돌연변이가 있는 유방암은 치료가 어려운 유방암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이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라파립은 난소암 치료제로 국내에 출시됐으나, 아직 유방암 치료에는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라파닙은 난소암 치료 시 하루 8알 복용하는데, 한 달 약값은 약 740만 원 정도로 비쌉니다.
전립샘암은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가 되고, 그 상태가 심해지는 경우 환자의 생존 기간은 1, 2년 정도입니다. 전립샘암 환자에게는 암에 대한 고통 없이 하루를 더 평안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전립샘암의 표적항암제 ‘자이티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 강진형 교수는 “유방암과 전립샘암은 여성과 남성에서 유병률이 각각 1, 3위를 차지하는 암으로, 장기간 암과 싸워야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들은 각각의 유방암, 전립샘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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