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데르트바서 하우스를 디자인한 건축가는 2000년 타계한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다. 제2차 세계대전 패배로 피폐해진 빈에서 서민들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급히 지은 시영 임대아파트들은 복도 사이로 좁은 방이 늘어선 감방 같은 곳이었다. 빈 한복판, 흉물 같은 임대아파트 재건축 프로젝트에 나선 시는 디자인 공모를 통해 훈데르트바서를 택했고, 입주 신청자가 3만 명이나 몰릴 만큼 대성공을 거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제 ‘셰어하우스형(공유주택) 임대주택’ 5만 채를 2022년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낡은 주민센터나 파출소를 재건축할 때 층수를 올려 ‘고공(高空)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것이다. 전임 정부는 공공이 보유한 철도 부지나 유수지 위에 행복주택 14만 채를 짓겠다고 했다. 대학생에게 주로 임대한 서울 가좌지구와 신혼부부 임대분이 많은 오류지구가 대표적인 ‘기찻길 옆 행복주택’이다. 모두 도심에 임대주택 지을 터를 확보하기 위한 발상이었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