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연을 맺은 뒤에도 이들의 삶은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자유분방한 영혼의 남편이 그 원인제공자다. 뭇 여성의 마음을 훔친 청춘스타답게 그의 여성편력은 화려하다. 오죽하면 바람기 잡겠다며 아내가 남편의 베개에 면도칼을 넣었을까. 결국, 요즘으로 치면 ‘졸혼’을 선택한 것이 1978년. 호적상 혼인은 유지하되 아내와 떨어져 독립적으로 살고 있다. 삼수 끝에 16대 국회의원 배지도 달아봤다. 의원생활 중 뇌물수수 혐의로 2년간 옥중생활을 했지만. “엉덩이가 예쁜 여자만 보면 뛰어가서 뽀뽀해 주고 싶다” 같은 출소 후 발언에다 외도를 고백한 자서전 탓에 ‘나쁜 남자’로 낙인찍혔다.
▷남편으로는 몰라도 ‘배우 신성일’은 자기관리에 철두철미한 프로페셔널이다. 506개 작품에서 주인공만 맡은 그는 “연기를 천직으로 생각한다면 늘 준비되어 있어야 진정한 프로”라고 믿으며 몸 관리에 철저했다. 그와 교도소 동기였던 권노갑 국민의당 상임고문에 따르면 칠순 가까운 나이에 옥고(獄苦)를 치르면서도 콘크리트로 만든 역기로 틈만 나면 운동을 해 30대 못지않은 초콜릿 근육을 유지했다. 한데 어제 그가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