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식품생명공학과는 학생들에게 농업의 가치를 직접 체험케 하기 위해 농활을 실시한다.
식품생명공학은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과학), ET(환경과학)와의 연계를 통해 융·복합학문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식품공학이 인간의 생명 유지를 위한 식품 개발에 힘썼다면 지금의 식품공학은 건강한 신체를 위한 식품소재 개발, 식품 기능성 향상, 전통식품의 첨단과학화, 식품공정기술 개발 등 분야를 넓혀가며 부가가치를 높인다. 원광대 식품생명공학과는 바이오·제약 분야의 높은 성장성을 감안해 ‘생명’ 분야에도 힘을 쏟는다.
원광대가 소재한 전라북도와 익산시의 농생명 발전전략도 이 학과의 미래를 밝게 한다. 전라북도는 도의 ‘DNA’가 농업임을 감안해 농생명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주에는 농촌진흥청 등 농업 관련 국가기관들이 이전했으며 익산에는 990만㎡(300만 평) 규모의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들어서고 있어 다양한 기업들과 공동연구 및 산학협력을 통해 학과를 발전시키고 역량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광대의 발전전략 한가운데에 식품생명공학과가 있다. 원광대는 2020년까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학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생명산업을 비롯한 4대 분야 육성을 전략으로 삼았다. 식품생명공학과는 대학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2014년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 주축 학과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2016년에는 ‘프라임(PRIME) 사업(산업연계 교육활성화 대학) 대형’의 중심 학과로 자리매김했다. 원광대는 올해부터 3년간 국가로부터 매년 160억 원씩 480억 원을 지원받는데 이는 교육환경 개선과 대학 경쟁력 강화에 쓰인다. 특히 내년 준공을 앞둔 ‘프라임관’으로 식품생명공학과가 이동하면 전문성이 세분화된 교육용 실험실습실이 강화된다.
이 학과 커리큘럼의 특징은 공학에 60%의 비중을 둔다는 점. IT, BT, NT, ET와의 융합이 이뤄지는 산업에서 제대로 일하려면 공학적인 지식이 필수이거니와 식품산업은 이미 장치산업화했기에 공학적인 지식 없이는 관련 기업에 취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2017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졸업학위도 공학사로 변경됐다. 신입생들도 교양과목 외엔 모든 과목이 공학 기초와 관련돼 있다. 2학년 때는 식품·생명·공학 분야의 기본 과목을 들으며 3, 4학년 때는 융복합전공 관련 과목을 듣는다.
2014년부터 식품생명공학과가 중심이 돼 운영 중인 ‘식품품질안전센터’는 이 학과가 자랑하는 교육 인프라. 대당 1억 원이 넘는 고가 장비를 활용해 품질관리에 필요한 분석시험을 한다. 인근 국가식품클러스터의 4대 R&D센터 품질안전센터, 기능성평가센터, 패키징센터, 파일럿플랜트 관련 인프라도 교육 내실화에 기여한다. 학생들은 수시로 관련 기관에 찾아가 실험·실습을 하고 연구원들과의 공동 연구에도 참여한다. 2학년 때 교직과정 혹은 제약공학을 복수전공해 이수할 수도 있다.
이 학과는 취업에 염두를 둔 창업동아리 2개와 제품개발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과 내 캡스톤디자인 교과목에서는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해 시제작 및 전시를 한 바 있다. 국내 저명 학술대회에서 2015, 2016학년도 연속 수상하며 역량을 발휘했다. 학과 교수들은 “교수 연구실은 365일 학생들에게 열려 있다”고 말한다. 2017학년도부터는 학생들의 지도교수 선택제를 도입해 교수와 학생 간의 거리를 더 좁혔다.
전북 김제에서 농사를 짓다가 이 학과에 진학해 졸업한 만학도 이규병 씨(56)의 꿈은 ‘스마트 농부’. 이 씨는 “지금까지는 농사를 대충 지은 탓에 발전이 없었다. 농사에 생육의 원리, 미생물의 역할, 비료의 기능 등 학교에서 배운 것을 적용했더니 생산량이 늘었을 뿐 아니라 생산물의 부가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도 알게 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젊고 유능한 농식품 산업 후계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진 학생들이 많이 진학한다.
이형삼 전문기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