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돈세탁 혐의로 전격 제재한 중국 단둥(丹東)은행은 지난해 핵무기 관련 북한과의 불법 거래로 미국과 중국의 제재를 받은 훙샹(鴻祥)그룹과 관련이 있다.
훙샹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는 지난해 12월까지 단둥은행 주식 3657만 주(163억 원 상당으로 추정)를 보유했고, 중국 당국에 체포된 마샤오훙(馬曉紅·여) 훙샹그룹 회장이 지난해까지 이 은행 감사로 재직했다. 훙샹이 핵 전용 가능 물자를 북한에 몰래 수출하고 위조지폐 발행 등에도 관여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단둥은행도 훙샹의 불법 행위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단둥은행의 자산 규모는 723억 위안(약 12조2100억)으로 중국 내 은행 중 하위 20%에 해당한다. 하지만 소규모의 이 은행에서 지난해 사용처가 명시되지 않은 해외 무역 자금 조달액이 7억1000만 달러(약 8124억 원)에 이른다. 2015년에 비해 37%나 늘어난 규모인데, 이 때문에 북한과의 불법 거래 연관성을 의심받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