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음주운전 공식 사과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조 후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음주운전 전과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공식 사과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 재직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며 야당 의원들의 날 선 공격이 이어졌다. 야당은 “장관은 물론이고 교수 자격도 없다”고 맹공격하는 등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가장 쟁점이 된 것은 사외이사 등재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였다. 조 후보자는 “발기인으로 알고 인감을 맡겼을 뿐 주주, 사외이사 등재 사실은 최근 알았다”며 “경영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한국여론방송 홈페이지에 조 후보자의 프로필과 사외이사 등재 여부, 주식 비율(50%) 등이 상세히 기재된 사실을 보여주며 “그럼 이것은 도용을 당한 건가. 현직 대학교수가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발기인을 할 수 있느냐”며 “사외이사 신고 의무를 모르면 교수가 아니다. 고려대의 수치다. 그만두라”고 언성을 높였다.
발기인으로 알았다는 해명도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졌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주식회사 발기인은 주주발기인인데, 발기인으로 알았다는 건 본인이 주주가 되는 걸 알았다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조 후보자가 “주주발기인 개념을 몰랐다”고 해명하자 하 의원은 “회사와 주식과 발기인 개념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노동 문제를 다룰 수 있냐”며 “(한국여론방송이) 주식 납입을 가짜로 한 의혹이 있다. (조 후보자가) 인감을 준 건 협조한 것이다.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도 “조 후보자가 이사회에 참여했다는 공증 문서까지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설립자가 친분이 있는 교수들을 이용한 것 같다”며 조 후보자를 옹호했다.
논문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문진국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1995년 고려대 박사 논문이 본인의 저서 3권을 자기 표절했다고 주장했고, 조 후보자는 “논문 끝에 참고문헌을 다 밝혔고, 자기 표절 기준은 학계에서도 논란이 있다”고 부인했다.
특히 조 후보자가 노동 현안에 대해 ‘오답’을 내놓은 것도 논란이 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동진오토텍, 유성기업, 갑을오토텍이 어디랑 문제가 꼬여서 이러고 있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한동안 답을 못하다 “현대중공업하고 관련돼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현대중공업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로 노사 분규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파악도 하지 않고 청문회에 나왔느냐”고 지적했고, 여당 의원들조차 “(장관으로 지명된 후) 3주 동안 뭐했느냐”고 질타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음주운전에 대해 “경위가 어떻든 간에 뼈아픈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신보라 한국당 의원은 “연예인도 음주운전으로 적발이 되면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며 “학교에 보고하고 징계를 받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또 “1989년 식당 사람들과 시비가 붙어 서울북부지청에서 주의, 경고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다른 전과를 고백하기도 했다. 이 처분은 기소유예로 확인됐다.
유성열 ryu@donga.com·박성진 기자